정부는 3월 13일 0시부터 정유사가 주유소·대리점에 공급하는 보통휘발유·경유·등유의 공급가에 대해 최고가격을 지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한시 도입했다. 1차 최고가격은 본토 기준으로 ℓ당 보통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이며 고급(프리미엄) 휘발유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고가격은 2주 단위로 국제 시세 변동을 반영해 조정하고, 가격 차익을 막기 위해 정유사의 수출을 지난해 동기 수준을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정부는 정유사 손실이 발생하면 분기별 사후 정산 방식으로 보전할 방침이다.
핵심 사실
- 시행 시점: 2026년 3월 13일 0시부터 시행되며 1차 적용 기간은 3월 13일~3월 26일이다.
- 적용 품목 및 가격: 본토 1차 최고가격은 ℓ당 보통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정해졌다.
- 제외 품목: 고급 휘발유(프리미엄)는 이번 최고가격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 제출가 대비 차액: 이번 수준은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보다 보통휘발유 109원, 경유 218원, 등유 408원 낮다.
- 조정 방법: 정유사 주간 단위 세전 공급가에 싱가포르 거래소 가격 변동 비율을 곱하고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부가세 등)을 더해 2주마다 수정한다.
- 도서 지역 차등: 섬 지역은 운송비 등을 고려해 본토보다 최대 5% 이내에서 별도 최고가격을 산정하며 1차 도서 가격은 휘발유 1,743원, 경유 1,732원, 등유 1,339원이다.
- 수출 제한: 국내외 가격 차로 인한 국내 공급 물량 유출을 막기 위해 정유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 실적을 초과해 수출할 수 없다.
- 손실 보전: 사업자가 손실을 주장하면 분기별로 정산하고, 정유사 자체 산정분을 정부 최고액 정산위원회가 검증해 보전 여부를 결정한다.
사건 배경
이번 조치는 국제 유가 급등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내 석유 제품 가격의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민생대책의 하나로 석유 공급 단계의 가격 상승을 제한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과거에도 유가 급등기에 가격 통제·공급 규제 조치가 논의된 바 있으나, 국내 법령상 정유사 공급가를 직접 규제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석유사업법(‘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는 석유의 수입·판매 가격이 현저히 오를 우려가 있을 때 산업부 장관에게 최고가격을 정할 권한을 부여한다. 이번 정책은 정유사·유통업자·소비자 등 이해관계자가 얽힌 복합적 시장 구조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정유업계는 공급 안정과 물가 부담 경감을 명분으로 협조 의사를 밝혔으나, 업계 내부에서는 수출 제한과 가격 통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존재한다. 정유사는 국제 시세·수출 여건에 따라 수익 구조가 달라지므로 국내 공급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면 영업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를 보전하기 위한 사후 정산과 검증 절차를 마련했으나, 보전 범위와 재원, 검증 방식의 투명성이 향후 논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주요 사건
산업통상자원부는 3월 12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발표했고, 세부 운영 규정을 공개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주유소 판매가 자체는 지역별·주유 방식·임대료 등 요인으로 차등이 크기 때문에 이번 제도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최고가격 산정은 정유사가 제출한 주간 공급가를 기준으로 싱가포르 거래소(Platts 등) 가격 변동률을 적용해 세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원칙적으로 2주 단위로 조정된다.
또한 정부는 최고가격과 국내외 가격 간 괴리가 생길 경우 정유사가 국내 공급물량을 수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 제한을 병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정유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량을 초과해 수출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모니터링을 강화해 판매가가 과도하게 오른 주유소를 공개하고, 재차 적발되면 조사를 거쳐 과태료 및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즉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대한석유협회는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정부가 제시한 최고가격을 준수해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유가 불안 장기화에 대비해 정부 대책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업계는 공급 안정과 손실 보전 등 운영 세부절차를 추가 협의할 예정이다.
분석 및 의미
첫째, 이번 조치는 공급 단계(정유사→주유소)에서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는 시도로, 소비자 직접 규제가 아니라 중간 유통마진과 공급 유출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접근이다. 다만 주유소 최종 판매가는 시장 상황·사업자 전략에 따라 결정되므로 소비자 체감 물가가 즉시 동일 수준으로 하락할지는 불확실하다. 정부도 판매가 모니터링과 공개·제재를 병행하겠다고 밝혀 보완책을 마련한 상태다.
둘째, 수출 제한 조치는 국내 공급을 확보하려는 효과가 있으나 국제 시장에서의 정유사 경쟁력·계약 의무와 충돌할 소지가 있다. 정유사가 장기 공급 계약이나 기존 화주와의 약정을 이유로 수출을 줄이기 어려울 경우 행정·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국내 공급이 확보된다고 하더라도 유통 단계의 가격 인하 유인이 약하면 소비자 가격 평준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손실 보전 조항은 정유사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안전장치지만, 보전 절차의 투명성과 재정적 부담이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분기별 사후정산과 위원회 검증을 약속했으나, 손실 인정 범위·회계기준·재정지출 한도 등이 명확하지 않으면 정책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결국 제도의 지속 가능성은 국제 유가 흐름과 국내 보전 재원, 시장 감시의 실효성에 달려 있다.
비교 및 데이터
| 제품 | 본토 1차 최고가격 (원/ℓ) | 도서 1차 최고가격 (원/ℓ) | 정유사 제출 평균 대비 차이 (원) |
|---|---|---|---|
| 보통휘발유 | 1,724 | 1,743 | -109 |
| 경유 | 1,713 | 1,732 | -218 |
| 등유 | 1,320 | 1,339 | -408 |
표는 정부가 발표한 1차 최고가격과 도서 지역 별도 가격, 정유사가 제출한 평균 공급가와의 차이를 정리한 것이다. 도서 가격은 본토 대비 약 1.1~1.4% 높은 수준으로, 정부는 해상운송비 등을 반영해 본토 가격의 최대 5% 이내에서 별도 산정을 허용했다. 비교 데이터를 통해 단기간 내 소비자가 체감할 물가 효과는 도서·지방별 유통 구조에 따라 차이가 클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반응 및 인용
정부 발표 직후 산업부 측은 제도 취지와 운영 방식을 설명하며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 가격 추이를 벗어난 불합리한 가격 변동을 예방하고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최고가격제를 도입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정부 발표)
산업부는 주유소 판매가는 지역·형태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괄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주유소 판매가는 지역·운영 방식에 따라 가격 차가 커 일률적 규제가 어렵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
정유업계는 정책 취지에는 동의하되 운영상 우려를 표명했다.
국민 체감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 대책에 적극 협력하겠다. 다만 수출 제한과 손실 보전의 구체적 절차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대한석유협회 (업계 입장)
불확실한 부분
- 해제 시점: 제도는 한시 운영으로 발표됐으나 구체적 해제 기준과 시점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 보전 재원 규모: 정유사 손실 발생 시 정부 보전에 필요한 예산 규모와 재원 확보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실제 소비자 가격 영향: 정유사 공급가 규제가 주유소 판매가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반영될지는 지역·유통구조에 따라 달라 불확실하다.
총평
이번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물가 충격을 완화하려는 단기적 대응책으로, 공급 단계에서의 가격 통제를 통해 국민 부담을 줄이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다만 제도의 효과는 수출 제한의 실효성, 주유소 단계에서의 가격 인하 유인, 손실 보전의 투명성 등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업계가 구체적 운영 규정을 신속히 마련하고, 소비자 가격 모니터링과 재정적 투명성을 확보해야 제도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앞으로 정부는 국제 유가와 중동 정세, 국내 공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고가격제의 유지·해제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며, 국민들은 주유소 가격 동향과 정부의 보전 절차를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출처
- 경향신문 (언론 보도)
- 국가법령정보센터 —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법령,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