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남성이 기본값… ‘여성의 몸’ 왜곡해온 의학[북리뷰]

핵심 요약

엘리자베스 코멘의 책은 고대부터 이어져온 의학의 남성 기준이 어떻게 여성의 신체와 생존을 왜곡해왔는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성형수술의 기원, 심장질환과 폐암 진단에서의 배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여성들이 겪은 월경 변화 사례 등을 통해 의학적 편향이 실제 피해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책은 출간 직후 2024년 아마존 베스트 선정과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등재되었으며, 한국어판은 생각의힘에서 576쪽, 2만6000원에 소개됐다.

핵심 사실

  • 저자·서지: 엘리자베스 코멘 지음, 김희정·이지은 옮김, 생각의힘 간, 576쪽, 2만6000원.
  • 출판 성과: 출간 직후 2024년 아마존 최고의 책 선정 및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 등재(원문 보도 기준).
  • 역사적 맥락: 히포크라테스(기원전 5세기)·15세기 마녀의 망치 등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편견이 제도화된 사례가 존재한다.
  • 임상 사례: 여성 심장질환은 오랫동안 ‘남성 질환’으로 간주되어 진단과 치료가 늦어졌고, 미국 의학원 관련 보고서(2001년) 발표 후에야 사망률 개선이 시작됐다.
  • 유명 사례: 2017년 세리나 윌리엄스는 폐색전증 의심 증상에도 초기 대응이 미흡했으나 CT 촬영에서 혈전이 확인됐다(보도 사례).
  • 암 진단의 성별 편향: 1980년대 이후 여성 폐암 발병률이 증가했음에도 진단과 연구의 표준은 중년 남성 흡연자를 기준으로 형성됐다.
  • 팬데믹 이후 관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가운데 일부 여성에서 돌발 출혈·월경 과다 등 증상이 보고되었으나 초기에는 ‘음모론’으로 치부된 사례가 있었다.

사건 배경

서구 의학 전통은 오랜 기간 남성의 몸을 기준으로 발전해 왔다. 진단 기준, 해부학적 기준, 임상시험의 표준집단 등에서 남성 표준이 관습화되면서 여성 신체의 정상 범주는 ‘예외’로 취급되기 쉬웠다. 이런 구조는 중세의 종교적·사회적 낙인과 근대 의학의 남성 중심적 제도가 결합되며 강화됐다. 예컨대 여성의 통증이나 피로, 심혈관계 증상은 흔히 심리적 원인으로 치부되었고, 그 결과 적시 진단과 치료가 지연된 사례가 반복되었다.

20세기 전후의 의료기술 발전 과정에서도 성별 편향은 유지됐다. 성형수술의 현대적 발달은 전쟁에서 얼굴을 잃은 남성의 재건을 위해 시작되었으나, 이후 외모 기준과 성적 대상화가 결합되며 외관상 멀쩡한 여성에게까지 확대됐다. 임상시험에서 여성 제외, 생리주기·호르몬 변동을 이유로 한 배제 관행 등은 의학 지식의 불완전성을 지속시키는 요인이었다. 이해관계자(의료진·제약업체·사회적 규범 등)는 이러한 편향을 재생산하거나 늦게나마 바로잡는 과정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쳤다.

주요 사건

책은 성형수술 사례부터 출발한다. 전쟁 부상 재건을 위해 개발된 수술이 점차 미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전환되었고, 많은 여성들이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권유받거나 사회적 압력에 굴복해 수술을 받았다. 저자는 초기 유방 보형물 수술과 음순 성형 사례를 통해 ‘의료적 권위’가 어떻게 여성의 선택을 왜곡했는지를 설명한다.

심장질환에서는 의학계의 오랜 편견이 생명을 앗아간 사례가 소개된다. 여성의 흉통·피로·호흡곤란 등은 남성의 전형적 증상과 다르게 나타나는데도 오랫동안 남성 기준의 진단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미국에서 2001년 관련 기관의 보고서가 나온 뒤에야 여성 심혈관질환에 대한 관심과 자원이 늘기 시작했다는 점이 책의 핵심 주장 중 하나다.

폐암 진단의 성차별도 중요한 장을 차지한다. 1980년대 이후 여성의 폐암 발병 비율이 증가했지만, 오랫동안 표준 환자상은 ‘중년 남성 흡연자’였고 이에 따라 여성은 조기 검진에서 소외되거나 오진을 겪었다. 또한 팬데믹 이후 백신 접종과 관련해 일부 여성들이 보고한 월경 이상과 출혈 사례는 초기 보건 당국의 반응이 늦었고, 여성들이 겪은 문제는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됐다.

분석 및 의미

첫째, 저자가 지적하는 ‘남성 기본값(male default)’은 단순한 과거의 오류가 아니라 현대 의학 체계의 구조적 문제다. 연구 설계, 표준 진단 기준, 교과서 기술 방식, 임상시험 모집 기준 등 다층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동해 여성 신체를 왜곡할 가능성을 높였다. 이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제도·교육·연구 관행의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잘못된 기준은 직접적 건강 피해로 연결된다. 심장질환의 조기 진단 실패, 폐암의 진단 지연, 불필요하거나 위험한 수술 권유 등은 통계적 수치 이상의 인간적 비용을 낳았다. 특히 증상 인식과 의료인의 응답성 부족이 반복되면 환자 신뢰가 붕괴되고, 이는 의료 이용 행태와 보건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셋째, 변화의 징후도 분명하다. 여성 의대생 비율 상승, 여성 대상 임상연구 증가, 성별 분리된 데이터 보고 요구 확산 등은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교과서·임상 지침·제도적 규범의 전면적 개편 없이는 부분적 개선에 그칠 위험이 있다. 국제적 파급 면에서는 연구 자원 배분과 규제 기준이 국가 간 차이를 보이므로 글로벌 표준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

비교 및 데이터

연대/사례 의미
기원전 5세기(히포크라테스) 여성 신체를 병의 원인으로 단정한 고전적 편견의 기원
15세기(마녀의 망치) 종교·사회적 낙인이 의료적 배제에 영향
2001년(미국 의학원 보고서) 여성 심혈관질환 문제를 공적 의제로 제기
2017년(세리나 윌리엄스 사례) 현대 의료현장에서의 성별 편견이 실제 치료 지연으로 연결된 사례
2024년(아마존 선정) 대중적 관심과 학문적 담론 확산의 계기

위 표는 책과 기사에서 제시된 주요 연대와 사례를 정리한 것으로, 각 항목은 책의 서술과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배열했다. 숫자나 비율 대신 사건 연대와 의미를 중심으로 비교·정리해 맥락 이해를 돕는다.

반응 및 인용

책과 관련한 주요 반응은 다음과 같다. 저자는 여성들의 희생과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의학지식의 재검토를 촉구한다. 의료계와 독자들은 이 문제를 과학적·윤리적 관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은 모든 여성의 삶에 대한 헌정이다.”

엘리자베스 코멘(저자)

공식 기관의 입장도 주목된다. 2001년 관련 보고서는 여성 심혈관질환을 별도 의제로 다루라고 권고했고, 이는 이후 연구와 임상 가이드라인의 변화를 촉발했다. 대중 여론에서는 팬데믹 이후 여성들이 보고한 백신 관련 증상에 대한 초기 무시를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2001년 보고서는 여성 심혈관질환 연구와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미국 의학원(보고서 요지)

불확실한 부분

  • 코로나19 백신과 월경 이상 간의 인과관계는 일부 보고와 역학자료가 있으나, 기전과 인과성은 여전히 연구 중이며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교과서와 임상 지침의 전면적 개정이 실제로 어느 속도로, 어느 범위까지 진행되고 있는지는 지역·국가별로 편차가 커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일부 성형수술 권유의 구체적 동기(경제적·문화적·의료적 요인)들의 상대적 기여도는 학제간 연구로 더 면밀히 검증되어야 한다.

총평

엘리자베스 코멘의 책은 의학 지식과 제도가 어떻게 젠더 편향을 재생산해 왔는지를 폭넓게 보여준다. 역사적 사례와 현대 임상 사례를 연결해 보여주므로 단순한 비판을 넘어 제도적 개혁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정상’의 기준이 누가 정했는지, 그 기준이 누구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했는지를 재고하게 될 것이다.

향후 관건은 연구 설계와 임상 실무에서 성별을 고려하는 체계적 장치의 도입, 교육과 출판물의 개편, 그리고 환자 경험을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저자가 강조하듯이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완전한 개선을 위해서는 학계·의료계·정책입안자가 함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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