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성균관대 조한상 교수팀이 2월 10일 하버드 의과대학 및 UC 버클리 루크 리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간의 장, 미세혈관, 뇌를 하나로 연결한 3차원 미세생체모사 플랫폼(hGBV)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플랫폼은 장 상피 세포, 미세혈관 구조, 신경세포·성상세포를 통합해 체내 순환과 장-뇌 신호 전달을 모사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통해 장에서 시작된 독소가 혈관과 장벽을 통해 뇌로 침투하면서 신경염증과 p-tau 축적을 유발하는 경로와, 반대로 뇌의 염증 신호가 혈관을 타고 내려가 장벽 기능을 손상시키는 피드백 경로를 각각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와 전임상 신약 평가에 활용 가능한 도구로 주목받는다.
핵심 사실
- 발표일·주체: 2026년 2월 10일, 성균관대학교 조한상 교수 연구팀(공동연구: 하버드 의과대학·UC 버클리 루크 리 교수팀).
- 플랫폼명: hGBV(human Gut–Brain–Vascular) 3차원 미세생체모사 플랫폼을 구축함.
- 구성요소: 인간 장 상피 세포, 미세혈관 구조(내피 세포 포함), 신경세포 및 성상세포로 이루어진 뇌 구획을 미세 관로로 연결함.
- 주요 관찰(장→뇌): 장에 세균 독소를 투입하면 장벽과 혈관벽이 순차적으로 손상되어 독소가 뇌로 침투했고, 뇌 조직 내 신경염증과 p-tau(인산화 타우) 단백질 축적이 확인됨.
- 주요 관찰(뇌→장): 뇌 구획에 알츠하이머·파킨슨병 관련 자극을 가하면 염증 신호가 혈관을 통해 아래로 전달되어 장벽 기능을 저하시키는 피드백 현상이 재현됨.
- 임상·연구적 의의: 동물 실험을 대체·보완할 수 있는 전임상 시험 도구로 기대되며, 신약 후보물질의 장-뇌 축 영향 평가에 활용 가능.
- 연구진: 교신저자 조한상 교수, 제1저자 민뜨란 연구원(성균관대) 등으로 발표됨.
사건 배경
장-뇌 축(gut–brain axis)은 소화계와 중추신경계 간의 상호작용을 포함하며 면역, 대사, 신경전달을 통해 뇌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서 장내 미생물과 장장벽 손상이 염증 매개체를 통해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돼 왔다. 기존의 연구는 주로 동물 모델과 단일 장기 칩에 의존했는데, 이들 모델은 인간 특이성, 다기관 상호작용, 혈관·장벽 통합 모사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장, 혈관, 뇌를 동시에 연계해 인간 특이적 병태생리를 모사할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미세유체칩(organ-on-chip) 기술은 세포·조직 수준에서 물리적·화학적 미세환경을 제어하며 장기 기능을 모사하는 도구로 성장했다. 그러나 다기관 간 상호작용을 재현하려면 혈관화(vesselization)와 장벽 기능, 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동시에 통합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배경에서 장-혈관-뇌 3구획을 미세 관로로 연결하는 설계를 채택해 순환성 물질 이동과 장벽 붕괴 과정을 재현했다. 공동연구 체계(성균관대·하버드·UC 버클리)는 각 기관의 전문기술을 결합해 플랫폼 개발을 가속화했다.
주요 사건
연구진은 인간 유래 장 상피 세포층과 내피 세포로 구성된 미세혈관 구획, 신경세포 및 성상세포로 구성된 뇌 구획을 미세 관로로 물리적으로 연결한 3차원 칩을 설계했다. 각 구획 간의 유체 흐름을 제어해 순환성 전달인자가 이동할 수 있게 했고, 장벽·혈관벽의 완전성 변화와 뇌 조직 내 염증 및 단백질 축적을 시간 경과에 따라 관찰했다. 실험 중 장 구획에 세균 독소를 주입하자 장장벽의 투과성이 증가하고 이어서 혈관벽 손상이 확인됐으며, 최종적으로 뇌 구획에서 염증 표지자와 p-tau 증가가 나타났다.
반대로 뇌 구획에 알츠하이머·파킨슨병 관련 자극(예: 병리 단백질 또는 염증 유발 인자)을 가했을 때, 뇌에서 발생한 염증 신호가 혈관을 통해 장으로 전달되며 장장벽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피드백 현상이 재현됐다. 이 과정은 뇌 질환이 국소적 현상이 아니라 전신의 장벽 건강과 상호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양방향 기전을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재현함으로써 병태생리의 연쇄적 연결을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실험은 세포 수준의 병태 재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면역세포의 역할이나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복잡성 등은 현재 모델에서 제한적으로 반영됐다. 연구진은 플랫폼의 확장성(예: 면역 세포 통합, 다양한 환자유래 세포 적용)을 언급하며 향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이 기술이 신약 스크리닝과 독성 평가에서 동물실험을 보완하는 전임상 모델로 활용될 잠재성을 강조했다.
분석 및 의미
첫째, hGBV 플랫폼은 장-혈관-뇌 간 물리적 연결을 통해 전달경로를 직접 관찰할 수 있게 해 병태생리 인과관계 규명에 강점이 있다. 기존의 단일 장기 칩이나 동물모델로는 분리하기 어려운 순차적 장벽 붕괴와 신경 단백질 축적 과정을 인간 유래 세포 기반에서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특히 p-tau 축적과 같은 알츠하이머 관련 병리 표지자의 발생 기전을 실험적으로 연결하는 데 기여한다.
둘째, 연구의 전임상적 파급력은 신약개발 측면에서 실무적 가치가 있다. 후보물질이 장-뇌 축을 통해 유발하는 의도치 않은 영향(예: 장장벽 손상 유발, 뇌 내 염증 촉진)을 조기에 발견해 개발 실패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다만, 플랫폼의 예측력이 인간 임상 결과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면역계 통합,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반영, 장기 간 대사상호작용 등을 보강해야 임상 전 이식성이 높아질 것이다.
셋째, 규제·윤리적 측면에서도 인간 유래 세포 기반 플랫폼의 확대는 동물실험 감소와 관련 규제 요구 충족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상용화와 표준화 단계에서는 재현성 확보, 제조 공정의 일관성, 데이터 해석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수적이다. 학계·산업계·규제당국 간 협력으로 검증 스펙을 정립하면 신약 승인 전 평가 체계에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비교 및 데이터
| 모델 | 구성 요소 | 혈관 통합 | 다기관 상호작용 모사 |
|---|---|---|---|
| 기존 단일 장기 칩 | 단일 조직(장 또는 뇌) | 없음 | 제한적 |
| 이전 장-뇌 칩(예시) | 장↔뇌 연결(유체만) | 부분적 | 부분적 |
| hGBV(이번 연구) | 장·미세혈관·뇌 구획 통합 | 완전 통합(내피 포함) | 양방향 피드백 재현 가능 |
위 표는 전형적 모델들의 구조적 차이를 개략적으로 비교한 것이다. hGBV는 특히 미세혈관(내피) 구획을 포함해 혈관을 통한 물질 전달과 장벽 붕괴의 연쇄를 모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다만 표에 나타난 ‘완전 통합’은 실험조건과 구현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면역·대사 요소의 추가 통합은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반응 및 인용
연구 발표 직후 연구진은 이번 플랫폼의 연구·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공식 보도자료와 인터뷰에서 연구진은 전임상 도구로서의 가치를 직접 언급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장-뇌-혈관 축을 표적하는 신경 및 위장 질환 연구에서 치료 전략을 평가할 수 있는 강력한 전임상 도구가 될 것”
조한상 교수(성균관대)
연구팀은 또한 동물 실험을 보완·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명확히 했다. 이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효율성 개선과 윤리적 이점을 동시에 추구하는 산업계의 요구와 연결된다.
“동물 실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해 신약 개발의 효율성을 크게 높이기를 기대한다”
조한상 교수·성균관대 연구팀(공식 발표)
불확실한 부분
- 임상 이식성: 칩에서 관찰된 기전이 실제 인간 환자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직접 증거는 아직 부족하다.
- 면역계 통합: 현재 모델은 면역세포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완전하게 반영하지 못해 염증 반응의 복잡성이 축소될 수 있다.
- 장기간 영향: 장기적 노화 과정이나 만성 질환 상황에서의 재현성은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
- 표준화·재현성: 제조 공정과 실험조건의 표준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다른 연구실 간 재현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총평
성균관대 조한상 교수팀과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hGBV 플랫폼은 장-혈관-뇌 간의 물리적·기능적 연결을 인간 유래 세포 수준에서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 특히 장에서 시작된 독소의 순차적 이동과 뇌 내 p-tau 축적, 반대로 뇌 염증 신호가 장벽을 손상시키는 피드백을 모두 실험적으로 규명한 것은 병태생리 연구에 새로운 실험적 근거를 제공한다.
다만 이 플랫폼을 임상 예측 도구로 활용하려면 면역·미생물 통합, 장기간 모델링, 다기관 표준화 등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 학계와 산업계가 협력해 검증 스펙을 마련하면 전임상 신약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고 동물실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전자신문(언론 기사) — 원문 보도 및 취재 기사,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