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보다 중요한 건 ‘내게 맞는 장소’…도시의 품격 높여야 [강영연의 건축 그리고 건축가] – 한국경제

핵심 요약

스키마 김세진 소장은 공공건축과 주거의 핵심은 ‘입지’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장소’라고 강조한다. 그는 공공건축이 도시의 미적 레퍼런스가 되어 시민의 공간 요구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위주의 주거환경 속에서도 주택이 제공할 수 있는 4면, 높은 천장, 다락, 외부공간 같은 물리적 차별성을 설계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 사실

  • 인터뷰 일시: 2026년 2월 14일 오전 11시, 인터뷰이는 스키마(skimA) 소장 김세진이다.
  • 학력·경력: 영국 AA 스쿨 디플로마 졸업, Foster+Partners 근무 8년, 2014년 귀국 후 스키마 설립, 고려대 건축학과 겸임교수(2014~), 한국예술종합학교 설계 스튜디오 담당(2022~).
  • 공공건축 분류: 행정업무 시설(청사·경찰서 등)과 시민에게 개방되는 시설(공원·도서관·박물관 등)으로 구분하며 두 번째 유형의 공공건축을 특히 중요시한다.
  • 주거 통계: 한국 인구의 60%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점을 전제로 아파트의 장단점을 논의했다.
  • 설계 포인트: 주택은 4면 이상 확보, 높은 천장 및 다락·외부공간 등을 통해 아파트와 차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기억에 남는 작품: JEJE 게스트하우스(소규모 단독주택 규모·영주 프로젝트)를 자신의 소장 이름으로 처음 완성한 작업으로 꼽았다.
  • 저서: 『구조, 보이지 않는 건축』을 최근 출간했고 영국왕립건축사 자격을 보유하며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사건 배경

한국의 주거구조는 지난 수십 년간 아파트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대다수 인구가 아파트 단지에서 생활한다. 이 과정에서 건축적 다양성과 개인의 공간 선택지는 줄어들었고, 물리적·사회적 환경이 획일화되는 문제도 동반되었다. 김세진 소장은 이런 맥락에서 공공건축과 주택 설계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공공건축은 단지 기능을 수행하는 시설을 넘어서 도시 전체의 ‘참고자료(미적 레퍼런스)’가 될 때 도시 품격을 끌어올린다. 누구나 이용 가능한 도서관·공원·박물관 등은 개인의 경제력과 무관하게 공간적 권리를 보장하므로 도시의 최소한의 품격을 구성하는 장치가 된다. 따라서 설계자는 공공시설이 주는 교육적·문화적 영향을 의식해야 한다.

주요 사건

인터뷰에서 김 소장은 주택을 설계할 때 의식하는 핵심 요소들을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가 가지기 어려운 네 면의 노출, 높은 천장고, 다락, 천창과 같은 물리적 요소들을 주택 설계의 우선순위로 둔다고 밝혔다. 이러한 설계 선택이 거주자의 일상 경험과 기억을 풍성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장소(plac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단순히 집의 내부 형태나 가격보다 동네의 성격, 자연환경, 이웃과의 관계, 근거리 시설 접근성 등이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동산에서 말하는 단순한 ‘입지(location)’ 개념을 넘어서 개인의 삶에 맞는 장소를 찾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공건축에 관한 발언에서는 좋은 공공건축을 경험한 시민이 이후 더 높은 기준의 공간을 요구하는 ‘질 높은 사용자’로 성장한다고 진단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도시 전반의 공간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설계자가 공공건축의 미적·공간적 기준을 높이는 일이 공공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분석 및 의미

첫째, ‘장소성(place-making)’에 대한 강조은 단순한 주거 선택을 넘어 도시 정책과 계획의 방향을 시사한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 공급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별로 다양한 주택 유형과 공공 공간을 조성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주거 만족도와 사회적 연대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둘째, 공공건축을 도시의 미적 레퍼런스로 보는 관점은 공공 프로젝트의 설계 품질을 재정비하는 근거가 된다. 공공시설의 디자인·재료·조형성은 단기간의 비용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도시 브랜드와 시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공공건축의 예산·설계 과정·운영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

셋째, 김 소장의 논의는 건축 교육과 업계의 역할도 함께 바꾸어야 한다는 함의를 갖는다. ‘자기만의 서사(narrative)’를 가진 건축가 양성이 강조되며, 이는 획일적 건축 생산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케일과 지역 맥락에 적합한 설계를 가능하게 한다. 이런 변화는 궁극적으로 국내 건축의 국제적 경쟁력과 혁신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교 및 데이터

요소 아파트(일반) 단독주택·주택군
외부 면 수 주로 2면 4면 이상 가능
천장고 대체로 통일(약 2.3m) 높은 천장·다락·천창 가능
외부공간 공용으로 제한된 외부공간 전용 마당·테라스 등 다양한 외부공간 확보 가능
한국 거주 비율 전체 인구의 60% 이상 30~40% 미만(지역별 차이)

위 표는 아파트와 주택이 제공하는 물리적 특성의 차이를 요약한 것이다. 표에 보이는 특성은 설계가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정책 입안자는 이런 차이를 고려해 주거 다양성 확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반응 및 인용

김세진 소장의 발언은 공공건축과 주거 설계에 대한 전문적 관점으로 해석된다. 다음 인용은 인터뷰에서 핵심적으로 전달된 요지다.

“공공건축은 도시에 미적 레퍼런스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세진 스키마 소장

공공건축의 경험이 시민의 공간 요구를 높인다는 진단은 장기적 도시 품질 향상의 논거로 받아들여진다. 이어진 발언은 주택이 주는 기억과 장소성의 중요성을 압축해 보여준다.

“좋은 공공건축을 경험한 시민은 미래에 더 좋은 공간을 요구할 줄 아는 질 높은 사용자가 됩니다.”

김세진 스키마 소장

불확실한 부분

  • 프리츠커상 수상과 한국 건축의 ‘혁신성 부족’ 연관성은 전문가 간 해석 차가 있으며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 ‘아파트를 그리워하지 않는다’는 일반화는 개인 경험에 따라 다르며 보편적 진술로 확정할 근거가 부족하다.

총평

김세진 소장의 메시지는 설계자와 정책결정자가 공공건축과 주거의 목적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기능적 요구를 충족하는 설계를 넘어 장소성, 기억, 도시적 영향력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이는 도시의 장기적인 품격을 높이고 시민의 생활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잠재력이 있다.

향후 과제는 공공건축의 설계 품질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주거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책 지원, 그리고 건축 교육에서 ‘자기 서사’를 갖춘 설계자 양성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간의 비용·효율 논쟁을 넘어선 장기적 투자로 평가되어야 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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