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도 주식처럼 호가창 촘촘하게…’큰손’이 거래 체결 돕는다

핵심 요약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시장에 시장조성자(Market Maker, MM)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3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발표 예정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시장조성 행위를 합법화하는 규정을 포함할 계획이다. 전문 기관투자가가 매수·매도 호가를 양방향으로 제시해 체결 속도를 높이고 가격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도입 시 상장 직후 과도한 급등·김치 프리미엄·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세 왜곡 완화가 기대된다.

핵심 사실

  • 금융위원회는 이달 발표될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시장조성자 제도 허용 규정을 포함할 계획이다(보도: 3일).
  • 시장조성자(MM)는 매수·매도 호가를 양방향으로 제시해 슬리피지(거래 예상가와 체결가 차이)를 줄이고 유동성을 공급한다.
  • 현재 국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하에서는 시장조성 행위가 시세조종으로 해석돼 사실상 금지돼 왔다.
  • 해외 거래소(바이낸스·코인베이스 등)와 국내 증시는 이미 시장조성자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참여 제약으로 개인 매매에 의존해 왔다.
  • 지난해 10월 빗썸에서 테더(USDT)가 한때 5,700원까지 치솟은 사례가 발생했는데, 같은 시각 바이낸스·코인베이스의 USDT는 약 1달러 수준이었다.
  • 업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안정화와 향후 허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유통을 위해 시장조성자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 운영 방식으로는 거래소와 전문 기관 간 계약, 혹은 발행사(재단)와 유동성공급자 간 계약 방식이 논의되고 있다.

사건 배경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제도적 제약과 참여 주체의 한계로 인해 유동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인의 투자 참여가 제한되면서 장외·개인 중심의 매매 구조가 고착화되었고, 한 번의 매수 집중으로 호가가 얇아져 가격이 급변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특히 신규 상장 코인의 경우 매도 물량 부족으로 초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락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투자비용(슬리피지) 상승과 시장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

해외 주요 거래소와 전통 증시는 오래전부터 시장조성자를 통해 호가의 촘촘함을 유지해 왔다. 시장조성자는 평소 호가를 촘촘히 배치해 매수·매도 간 격차를 줄이고, 급격한 수급 쏠림이 생길 때 유동성 공백을 메워 가격 왜곡을 억제한다. 반면 국내 가상자산 규제 체계는 과거부터 ‘시세조종’ 우려를 이유로 유동성 공급 행위를 제한해 왔다. 이러한 규제 환경이 국내 시장의 기형적 가격 형성, 즉 해외와의 가격 차(김치 프리미엄)와 스테이블코인 시세 왜곡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주요 사건

3일 국회와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초안에 시장조성자 규정을 포함시키기로 내부 결정을 마쳤다. 구체적 규정은 향후 입법 과정에서 확정되겠지만, 자본시장법상의 예외 규정(시장조성 목적 매매의 허용)을 벤치마킹하는 방향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는 시장조성 예외 규정이 없어 유동성 공급 행위가 불공정거래로 처벌될 소지가 있었다.

실무적으로는 두 가지 운영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첫째는 주식시장과 유사하게 거래소가 다수의 전문 기관투자가와 시장조성자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둘째는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재단이나 프로젝트가 자발적으로 운용사·유동성 제공자와 계약을 맺어 상장 초기에 유동성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후자의 경우 자산 운용사의 ETF 발행 시 유동성공급자를 지정하는 관행과 유사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거래소 자체의 직접 시장조성에는 규제상·윤리상 제약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소가 자기매매 형태로 유동성을 제공하면 자전거래 의혹과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외부 전문기관이나 해외 유동성 제공자의 참여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분석 및 의미

시장조성자 도입은 단기적으로 호가 촘촘화와 체결 속도 개선, 슬리피지 축소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거래비용을 낮추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신규 상장 코인의 초기 가격 급등락을 완화하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다만 시장조성자 참여 주체의 자본력과 운영 규칙이 중요하다. 유동성 공급 의무(호가 범위·잔량)와 준수 감독 체계가 약하면 기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비트코인 현물 ETF 허용 등 제도적 변화를 수반할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거래 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시세 안정성이 필수적이며, 시장조성자는 디페깅 발생 시 즉시 차익거래로 시세를 복원하는 핵심 메커니즘이 된다. 또한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확대되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개인 중심의 비정상적 가격 형성에서 벗어나 제도권·유동성 기반 시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장조성자 도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악성 유동성(일시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가 빠지는 플레이 등)이나 불투명한 보상 구조는 오히려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규제 당국의 투명한 공시 의무와 모니터링, 제재 체계가 병행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비교 및 데이터

항목 빗썸(사례) 바이낸스/코인베이스
USDT 시세(사례) 최대 5,700원(2025년 10월 일부 시점) 약 1달러 수준(동일 시점)
시장조성자 운영 여부 사실상 부재(국내 규제 탓) 운영 중(유동성 공급자 참여 활발)

위 표는 지난해 10월 빗썸에서 관측된 USDT 급등 사례와 해외 거래소의 정상 거래 상태를 대비한 것이다. 당시 빗썸의 일시적 매수 집중과 매도 부재가 가격 왜곡으로 이어졌고, 시장조성자 부재가 이를 심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제도 도입 후에는 유사 사건의 재발 위험이 낮아질 수 있다.

반응 및 인용

금융당국의 계획이 보도된 후 업계와 전문가들은 제도화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집행 방식과 감독 장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추후 허용될 비트코인 현물 ETF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적 유통을 위해선 시장조성자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

김민승 센터장은 시장조성자가 스테이블코인과 향후 ETF 유통의 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빗은 리서치센터 차원에서 유동성 공급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거래소가 직접 시장조성을 하는 것은 자전거래가 될 소지가 있어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익명)

위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직접 참가가 이해상충 문제를 낳을 수 있음을 지적하며, 외부 기관이나 해외 유동성 제공자의 참여가 현실적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불확실한 부분

  •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의 구체적 일정과 시행 세부규칙(호가 유지 의무·벌칙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어떤 기관·업체가 시장조성자 역할을 맡을지, 국내 기관 참여 비율과 해외 기관의 참여 가능성은 미정이다.
  • 거래소 자체의 직접 시장조성 허용 여부와 그에 따른 이해충돌 관리 방안은 최종 입법·행정지침에서 결정될 부분이다.

총평

금융당국의 시장조성자 제도 도입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점을 보완하려는 의미 있는 전환이다. 유동성 공급을 제도화하면 호가층이 두터워지고 급격한 가격 왜곡이 줄어들어 투자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향후 허용될 수 있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안정적 유통을 위해서는 전담 유동성 제공자가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제도 설계의 정교함에 달려 있다. 참여 주체의 자격 기준, 공시·감시 체계, 이해상충 방지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야만 기대 효과가 실현될 수 있다. 입법 과정에서 구체적 운영 규칙과 감독 메커니즘이 어떻게 정립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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