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약간 높아도 혈관성치매 올 수 있다” – 헬스경향

핵심 요약

한림대성심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해 2009~2010년 건강검진자 약 280만명을 평균 8년 추적한 결과, 정상 범위보다 약간 높은 ‘상승 혈압’ 단계에서도 치매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치매 위험은 상승혈압에서 1.6%, 고혈압에서 2.9% 증가했으며, 특히 뇌혈관 손상으로 발생하는 혈관성치매는 상승혈압에서 16%, 고혈압에서 37% 증가해 단계적 위험 상승이 확인됐다. 중년층(40~64세)과 여성에서 연관성이 더 뚜렷해 이들 집단의 조기 혈압 관리 필요성이 제기된다.

핵심 사실

  • 연구 대상은 2009~2010년에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약 280만명이며, 평균 추적 기간은 8년이다.
  • 전체 추적 기간 동안 총 121,223건의 치매가 발생했고 그 중 76.6%는 알츠하이머병, 12.1%는 혈관성치매로 분류됐다.
  • 혈압 범주는 2024년 유럽심장학회(ESC) 기준으로 정상(<120/70mmHg), 상승 혈압(120~139/70~89mmHg), 고혈압(≥140/90mmHg 또는 진단·약물치료 중)으로 구분했다.
  • 정상 혈압 대비 상승 혈압의 전체 치매 발생 위험은 1.6% 증가, 고혈압군은 2.9% 유의한 증가를 보였다.
  • 혈관성치매 위험은 정상 대비 상승 혈압에서 16% 증가, 고혈압에서 37% 증가해 혈압 단계별로 위험이 단계적으로 커졌다.
  • 연령별로는 40~64세 중년층에서 상승 혈압이 전체 치매 위험을 8.5% 증가시켰고, 고혈압은 33.8% 증가시켰다.
  • 성별 분석에서는 여성에서 상승 혈압·고혈압 모두 치매 위험 증가가 관찰된 반면, 남성에서는 고혈압군에서만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 연구는 ‘Dementia risk across blood pressure categories: a South Korean nationwide study’라는 제목으로 European Heart Journal(학술지, IF 35.6)에 게재됐다.

사건 배경

고혈압은 오래전부터 치매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고혈압으로 진단되기 전’의 비교적 낮은 수준의 혈압(소위 고혈압 전 단계)이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2024년 유럽심장학회는 수축기 120~139mmHg 또는 이완기 70~89mmHg 구간을 ‘상승 혈압’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관리 권고를 강화했는데, 이 구간의 임상적 의미를 대규모 역학자료로 보여준 연구는 드물었다.

한국은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고혈압 유병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로, 혈압 관리의 공중보건적 중요성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같이 전국 단위의 청구·검진 데이터를 이용하면 큰 규모의 코호트 분석이 가능해 미세한 위험 증가도 검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설계는 정책적 함의를 갖는다.

주요 사건

연구팀은 2009~2010년 건강검진 기록을 바탕으로 대상자를 세 혈압 범주로 분류하고 평균 8년간 의료기록을 통해 신규 치매 진단을 추적했다. 추적 중 발생한 121,223건의 치매 중 유형별 분포를 확인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이 대다수를 차지했고 혈관성치매는 12.1%를 기록했다. 이들 데이터를 다변량 회귀분석으로 보정해 혈압 범주별 상대적 위험도를 산출했다.

분석 결과, 상승 혈압군에서도 전체 치매 위험이 정상군 대비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특히 혈관성치매에서 위험 증가는 더욱 뚜렷했다. 혈관성치매 위험은 상승 혈압군에서 16% 증가, 고혈압군에서 37% 증가해 혈압 수준과 혈관성치매 발생 사이의 선형적 관계를 시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ESC가 제시한 상승 혈압 개념의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한다고 해석했다.

연령·성별 하위분석에서는 중년층과 여성에서 연관성이 더 강하게 나타났다. 40~64세 집단에서는 상승 혈압군의 치매 위험이 8.5% 증가했고 고혈압군은 33.8% 증가했으며, 여성에서는 상승 혈압 단계에서도 전체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중년층과 여성의 조기 혈압 관리를 강조했다.

분석 및 의미

이번 연구는 임상적으로 ‘정상’ 범주에 가깝지만 다소 높은 혈압 상태가 장기적으로 뇌혈관 손상과 연계돼 혈관성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혈관성치매는 뇌혈관의 손상으로 발생하므로 혈압 상승이 미세혈관·대혈관 손상을 통해 병리적 연결고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관찰연구의 한계로 인과성을 직접 확정하긴 어렵고 잔여 교란 요인(예: 생활습관 변화, 약물 복용 이력의 시간적 변화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공중보건 관점에서 보면, 혈압 관리 기준을 강화하거나 고위험군을 조기에 식별해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 치료를 적절히 적용하는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중년기 혈압 관리는 장기적으로 인지건강을 지키는 예방적 전략이 될 수 있다. 임상의들은 수축기 120mmHg, 이완기 70mmHg를 넘는 ‘상승’ 구간을 단순 경계가 아닌 조기 개입의 신호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의 가이드라인 변경을 지지하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지만, 다른 인구집단·인종·생활환경에서의 재현성 확인과 무작위중재시험(RCT) 수준의 근거 축적이 뒷받침돼야 국제적 권고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혈압변동성, 약물 순응도, 동반질환 등 세부 요인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비교 및 데이터

혈압 범주 전체 치매 위험(상대적 증가) 혈관성치매 위험(상대적 증가)
정상 (<120/70mmHg) 기준 기준
상승 혈압 (120–139/70–89mmHg) +1.6% +16%
고혈압 (≥140/90mmHg 또는 진단·치료 중) +2.9% +37%

표는 연구에서 보고된 상대적 위험 증가를 요약한 것이다. 전체 치매에서는 상대적 증가 폭이 비교적 작지만, 혈관성치매에서는 상승 혈압 단계에서도 의미 있는 위험 증가가 관찰돼 임상적·예방적 중요성이 강조된다. 수치 해석 시에는 인구규모와 절대발생률(이 연구의 총치매 발생 121,223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응 및 인용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상승 혈압 구간의 임상적 의미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하며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수축기 혈압이 120mmHg를 넘거나 이완기 혈압이 70mmHg를 넘는 시점부터 뇌혈관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

이민우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교신저자)

또 다른 공동저자는 중년기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생활습관 교정의 시기적 이점을 언급했다.

중년층과 여성은 혈압이 조금만 높아도 치매 예방 측면에서 ‘조기 경고’로 받아들이고 선제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정영희 교수(한림대성심병원 신경과, 공동저자)

학계와 임상의들은 이번 연구를 대규모 인구 기반 증거로 평가하면서도, 추가 연구를 통한 기전 규명과 치료적 개입의 타이밍 검증을 요구했다.

대규모 코호트에서 관찰된 연관성은 의미가 크나, 인과관계 확립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전문가 의견(심뇌혈관학계)

불확실한 부분

  • 인과관계 여부: 관찰연구이므로 혈압 상승이 직접적으로 치매를 유발한다고 단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잔여 교란: 생활습관 변화, 약물 복용 이력의 시간적 변화 등 보정되지 않은 요인의 영향 가능성이 남아 있다.
  • 일시적 혈압 측정: 본 연구는 주로 기초 건강검진 시 측정된 혈압을 기준으로 분류했으며, 장기적 혈압 변동성 영향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 외국 인구로의 일반화: 한국 전체 국민 자료를 기반으로 한 결과로 다른 인구집단에서 동일하게 재현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총평

이번 연구는 ESC가 새로 도입한 ‘상승 혈압’ 구간이 단순한 용어상의 변경을 넘어 실제 임상적 위험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혈관성치매와의 연관성은 혈압 관리가 단지 심혈관계뿐 아니라 인지건강 차원에서도 중요함을 시사한다.

정책·임상의 측면에서는 중년기와 여성 등 고위험 집단을 중심으로 조기 혈압 모니터링과 생활습관 개입을 강화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결과는 관찰연구에 기반하므로 임상지침 변경이나 치료적 개입의 확정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와 임상시험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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