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시즌2, 미식이 ‘단짠’을 넘어서는 이유 – 한겨레21

핵심 요약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가 공개되며 초반부터 긴장감 있는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첫 화에서 시청자의 시선을 가장 끈 것은 출연자의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심사위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안성재 셰프의 평가 방식 차이였다. 안성재의 “고기가 이븐(even·골고루)하게 익지 않았어요”라는 지적과 백종원의 “오직 맛으로만 평가하겠다”는 반응은 단순 취향을 넘어 서로 다른 신경·인지 체계를 드러낸다. 이 기사에서는 두 심사의 차이를 미각 신경과학 관점에서 해석한다.

핵심 사실

  • 프로그램: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가 방영되었고 첫 회부터 대결이 이어졌다.
  • 심사위원: 백종원(더본코리아 대표)과 안성재(셰프)가 주요 심사자로 참여했다.
  • 주요 발언: 안성재의 “고기가 이븐(even·골고루)하게 익지 않았어요”와 백종원의 “오직 맛으로만 평가하겠다”는 발언이 화제가 됐다.
  • 미각의 구성: 혀가 감지하는 단맛·짠맛·신맛·쓴맛·감칠맛은 기본 입력이며, 냄새·질감·시각 정보와 결합해 뇌에서 통합된다.
  • 수용기 차이: 단맛 수용기는 소수인 반면 쓴맛을 감지하는 수용기는 20여 종 이상으로 보고된다.
  • 장(腸)의 역할: 식도·위·소장·췌장·대장 등 소화기관에도 미각 유사 수용체가 분포해 소화·안전 신호에 관여한다.
  • 심사환경 제약: 심사위원은 즉시 판단을 내려야 하므로 장기적 소화 신호를 기다릴 수 없어 인지적 완결성이 중요해진다.

사건 배경

요리 대회 프로그램은 전통적으로 두 가지 평가 축을 가진다. 하나는 즉각적인 감각적 쾌락, 다른 하나는 요리의 기술적 완성도와 의도의 전달이다. 현대의 미각 연구는 이 두 축이 뇌의 서로 다른 회로를 통해 처리된다고 본다. 보상회로는 당·지방 같은 고열량 성분에 강하게 반응하고, 예측·인지회로는 시각·맥락 정보를 기반으로 요리의 완성도를 판단한다.

한국의 대중적 심사문화에서는 그 차이가 특히 두드러진다. 백종원처럼 직관적이고 즉답형(입맛 중심)의 평가는 대중적 공감을 빠르게 얻는 반면, 안성재처럼 텍스처, 조리도, 의도성까지 따지는 평가는 전문성 있는 평가로 받아들여진다. 시즌1의 사례처럼 플레이팅이나 의도적 장식(예: 식용 꽃 사용)으로 인해 점수가 보류되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은 시즌2의 첫 화에서 두 심사관의 충돌로 그대로 이어졌다.

주요 사건

시즌2 첫 회에서 한 요리는 외형상 훌륭해 보였지만 안성재는 내부의 익힘 상태를 문제 삼아 감점 근거로 들었다. 그의 평은 조리의 물리적 구현과 요리사가 의도한 맛의 전달이 일치하는지를 강조하는 관점이었다. 반면 백종원은 재료와 양념의 조화로운 맛을 즉시 체감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찬사를 보냈다. 두 심사의 차이는 편집 화면에도 반영돼 긴장감을 조성했다.

현장에서는 심사 시간이 제한된 반면, 음식의 소화·포만감·후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는 정보다. 그러므로 짧은 시간 안에 높은 만족을 만들어내는 요소가 중요한 반면, 전문 심사는 그보다 더 긴 시간 축과 예측 정합성(prediction error)을 고려한다. 이런 구조적 제약이 시즌2의 평가 양상을 설명한다.

분석 및 의미

첫째, 백종원이 주로 작동시키는 평가는 보상회로(도파민 기반)의 빠른 강화와 연관된다. 단맛·지방·강한 감칠맛은 즉시 쾌감을 유발하고 시청자도 그 반응에 쉽게 공감한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시청자 반응을 빠르게 얻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맛 중심’ 평가는 방송적 효용이 크다.

둘째, 안성재의 평가는 예측-오류(prediction error)와 인지적 완결성을 중시한다. 시각·설명으로 구축된 기대치와 실제 물리적 실행 간 불일치가 크면 요리는 낮게 평가된다. 이는 단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 완결성’의 문제로, 전문 심사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셋째, 미식 경험은 혀의 감각을 넘어 후위(後位) 감각—장(腸)의 미각 유사 수용체 등—까지 포함한다. 즉각적 쾌락을 제공하는 단짠 조합이 장기적 신체 반응(예: 소화 불량, 포만감 조절)과 충돌하면 총체적 미식 만족도는 떨어질 수 있다. 심사 환경에서는 이 점을 고려할 여유가 없어 인지적 단서가 더 크게 작용한다.

비교 및 데이터

비교 항목 백종원(직관·보상) 안성재(완결성·예측)
중심 판단 기준 즉각적 맛의 쾌락 조리 완성도·질감·의도 전달
평가 시간 순간적 반응 세부 관찰 기반 수치화
관련 신경 메커니즘 도파민 보상회로 우세 예측·오류 처리 회로 우세
미각 수용기 수 단맛 수용기: 소수 쓴맛 수용기: 20여 종

위 표는 프로그램 속 심사 성향을 신경과학적 개념과 간단한 수치(수용기 분포)로 대조한 것이다. 이 비교는 각 심사 방식이 관여하는 인지·감정 회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응 및 인용

두 발언은 프로그램 내 논쟁의 핵심을 잘 드러낸다. 아래는 해당 발언을 편집 없이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고기가 이븐(even·골고루)하게 익지 않았어요”

안성재(셰프)

안성재의 평은 조리의 물리적 완성도를 지적하는 문맥에서 나왔다. 그의 발언은 요리의 기대치와 실제 감각적 입력이 불일치할 때 발생하는 예측 오류를 근거로 삼는다.

“오직 맛으로만 평가하겠다”

백종원(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의 발언은 즉시적인 미각적 만족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이는 대중적 감각에 호소하는 평가 방식과 연결된다.

불확실한 부분

  • 두 심사평이 실제로 각기 다른 뇌 회로를 직접적으로 활성화했다는 점은 신경이미징 등 실험적 근거 없이 추정에 의존한다.
  • 시청자 선호가 프로그램 편집에 의해 크게 증폭되었을 가능성(편집 효과)은 공개된 자료로 확인되지 않았다.
  • 장기적 식후 반응(포만감·소화 상태)이 심사 결과에 미친 영향은 현장 검증 데이터가 없어 불확실하다.

총평

이번 시즌2의 초반전은 단순 요리 심사가 아니라 ‘미각의 두 축’을 드러낸 사건으로 읽힐 수 있다. 백종원 식의 즉각적 보상 중심 평가는 대중적 공감을 얻기 쉽고 방송적 가치를 높인다. 반면 안성재 식의 인지적·기술적 평가 방식은 전문성의 잣대로서 요리사의 숙련도와 의도 전달을 엄밀히 따진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어느 평가 축이 프로그램의 판정과 시청자 여론을 더 많이 좌우할지, 그리고 이러한 평가 차이가 실제 요리 문화와 소비자 선택에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지다. 심사의 다양성은 미식 담론을 풍부하게 하지만, 과학적 해석은 추가 데이터와 검증을 통해 보완되어야 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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