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줘도 안 바꿔”…침팬지도 인간처럼 ‘석영(보석)’에 집착한다

스페인 도노스티아 국제물리연구센터(DIPC) 연구팀이 마드리드의 영장류 구조센터에서 사육 중인 침팬지 9마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침팬지들이 반짝이는 석영(수정)에 강한 집착과 소유욕을 보였다. 연구진은 일반 자갈과 35cm 크기의 석영을 함께 둔 실험에서 여러 마리가 석영만 골라내고 장시간 지니려 했다고 보고했다. 사육사들이 바나나나 요거트로 협상하려 했지만 돌려주기까지 몇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관찰됐다. 이번 연구는 보석을 향한 인간의 본능이 인류 이전 공통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을 제기한다.

핵심 사실

  • 연구진: 도노스티아 국제물리연구센터(DIPC) 연구팀이 마드리드 영장류 구조센터에 있는 사육 침팬지 9마리(두 집단, 5마리·4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 행동 관찰: 침팬지들은 일반 자갈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석영·황철석·방해석 등 결정체를 단 몇 초 만에 골라냈다.
  • 소유욕: 석영을 회수하려는 사육사에게 몇 시간 동안 돌려주지 않으려 했으며, 간식으로도 즉시 교환되지 않았다.
  • 세부 사례: 침팬지 ‘이반’은 석영을 품에 안고 무리로 가져간 뒤 15분간 눈에 가져다 대며 꼼꼼히 살폈다.
  • 발표 시점: 연구 결과는 4일(현지시각) 심리학 분야 학술지 Frontiers in Psychology에 게재됐다.
  • 고고학 맥락: 인류의 보석 사용 증거로 1931년 중국 저우커우뎬 유적에서 60만~80만 년 전 호모 에렉투스 유골과 함께 소형 석영 20점이 발견된 바 있다.
  • 연구팀 해석: 연구진은 침팬지의 선호가 ‘기하학적 특이성’—직선·평면 등 주변 자연과 다른 형태—에 의해 촉발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건 배경

인류의 보석 사랑은 고고학 기록에서 수백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1931년 저우커우뎬 유적 발굴에서는 약 60만~80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유골과 함께 도구 흔적이 없는 작은 석영들이 다수 출토됐다. 이러한 발견은 초기 인류가 실용성 외에 다른 이유로 돌을 특별히 취급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석·광물에 대한 선호가 단순한 문화적 산물이 아니라 생물학적 기반을 일부 가질 수 있다는 가설은 진화심리학과 고고학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왔다. 이에 도노스티아 국제물리연구센터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종인 침팬지를 대상으로 실험해, 인간과 공통된 심리적 기제가 있는지 탐색했다. 실험은 통제된 환경에서 시각적 자극에 대한 선택과 소유 행동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주요 사건(실험 전개)

연구팀은 일반 자갈 더미에 석영·황철석·방해석 등 결정체를 섞어두고 침팬지들의 반응을 관찰했다. 결과는 반복적으로 특정 결정체만을 선택하는 행동을 보여주었다. 일부 개체는 반짝이는 석영을 즉시 집어들어 품에 넣거나 눈에 가까이 대고 오래 관찰했다.

특히 ‘샌디’는 자갈 더미에서 결정 형태의 돌 세 개를 분리해내는 장면이 포착됐고, ‘이반’은 석영을 무리에게 가져가 보호하려는 행동을 보였다. 일반 자갈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반면 결정체는 즉시 식별해 분리했다는 점이 관찰상 특징적이었다.

소유 상황에서는 사육사와의 상호작용이 흥미로웠다. 사육사들이 석영을 회수하려 하면 침팬지들은 저항하거나 숨기는 행동을 보였고, 간식으로의 교환도 쉽지 않았다. 몇몇 경우에는 간식을 제시하고도 돌을 돌려주기까지 몇 시간이 걸렸다.

분석 및 의미

연구진은 침팬지의 행동을 통해 ‘기하학적 특이성’이 시각적 주의를 끌고 정서적 반응을 유발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숲·강·식물 등 대부분의 자연 환경은 곡선과 불규칙 형태가 지배적인 반면, 석영 같은 다면체는 평면과 직선을 드러내 주변과 뚜렷이 대비된다. 이런 낯선 패턴이 인지 처리 과정에서 강한 관심을 유발했을 수 있다.

연구팀의 해석은 미적 선호가 단순한 문화적 산물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한다. 가르시아-루이스 교수는 석영의 기하학적·광학적 특성이 ‘형이상학적 사고’의 기초를 마련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번 관찰을 근거로 보석에 대한 무의식적 끌림이 최소 600만 년 이상 마음속에 자리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에는 제한이 명확하다. 표본 수가 9마리에 불과하고, 실험 대상은 사육 환경에 있는 개체들이다. 사육 상황에서의 행동이 야생 개체의 자연 행동을 대변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개체 간 성격·경험 차이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초기 증거로서 중요하지만 추가 연구와 교차검증이 필요하다.

비교 및 데이터

항목 수치·기록
침팬지 표본 9마리(두 집단: 5마리·4마리)
결정체 크기(실험 예) 석영 최대 35cm
저우커우뎬 석영 출토 약 60만~80만 년 전, 소형 석영 20점
연구 발표 Frontiers in Psychology, 4일(현지시각)

위 표는 논의된 주요 수치와 기록을 비교해 정리한 것이다. 표본 규모와 고고학적 기록의 시간 척도는 서로 다른 종류의 증거임을 감안해야 한다. 침팬지 행동 관찰은 단기간·통제 환경에서의 실험 결과이며, 고고학 자료는 수천에서 수백만 년에 걸친 물리적 증거다. 서로 보완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반응 및 인용

“석영의 기하학적 독특함과 광학적 매력은 눈에 보이는 현실 너머의 초월적 개념을 촉발했을 수 있다.”

후안 마누엘 가르시아-루이스 교수 / DIPC 연구팀

가르시아-루이스 교수는 석영이 인지적·미적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 인간의 초기 보석 선호를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관찰이 보석에 대한 심리적 기제가 오래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덧붙였다.

“사육 환경에서 돌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행동을 여러 차례 관찰했다. 간식으로도 즉시 교환되지 않았다.”

마드리드 영장류구조센터 사육사(관찰자)

사육사들은 실험 상황에서 일부 개체가 돌을 숨기거나 품에 넣는 등 강한 소유 행동을 반복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관찰은 소유욕의 행동적 징후를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보석에 대한 반응이 인간 이전의 공통조상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을 시사한다—다만 결론을 일반화하려면 야생 개체와 더 큰 표본에서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논문(요약)

불확실한 부분

  • 표본 크기와 대표성: 실험 대상은 총 9마리로 표본 크기가 작아 일반화가 어렵다.
  • 사육 환경 편향: 사육된 침팬지의 행동이 야생 개체의 행동을 그대로 반영하는지는 불확실하다.
  • 선호의 원인: 결정체 선호가 미적 취향인지, 단순한 새로움·희소성 반응인지 확정되지 않았다.

총평

이번 연구는 침팬지도 인간과 유사하게 반짝이는 광물에 높은 관심과 소유욕을 보일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실험적 증거 중 하나다. 실험은 기하학적 특이성이 시각적·정서적 주의를 끌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하며, 인간의 보석 선호가 단지 문화적 산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논의의 단초를 제공한다.

다만 결론을 넓게 적용하려면 더 많은 표본과 야생 개체 관찰, 다양한 종·환경에서의 반복 연구가 필요하다. 고고학적 기록과 행동 실험을 결합한 다학제적 접근이 향후 이 질문을 풀 핵심이 될 것이다. 독자는 이번 연구를 ‘가능성 제시’로 읽되, 추가 검증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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