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필수 정책 통합돌봄…‘국민인식·인력·돈’ 모두 부족 – 헬스경향

핵심 요약

정부는 3월 27일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을 선언하며 병원·시설 중심 돌봄에서 주민이 살던 지역에서 일상·의료·요양을 연계하는 통합돌봄을 본격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지자체별 준비 수준과 예산·인력 여건은 크게 차이나며, 국민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 절반가량이 제도를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성공을 위해선 인력 확충, 중복사업 정리, 안정적 재원 마련 등 기초 인프라를 먼저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핵심 사실

  • 법 시행일: 통합돌봄지원법은 3월 27일부터 시행된다.
  • 지자체 준비: 전국 229개 시·군·구 중 복지부 집계로 194곳이 기반 조성 완료를 보고했다.
  • 필요 인력과 확보 인력 격차: 연구용역은 시·군·구 및 읍·면·동에 1만3000명 이상의 추가 사회복지인력이 필요하다고 추정했지만, 현재 전담 인력은 총 5,394명에 그친다(시·도 본청 90명, 시·군·구 본청 1,126명, 읍·면·동·보건소 4,178명).
  • 현장 인력 부담: 국내 전문 돌봄인력 1인당 담당 수는 약 200~500명으로, 일본(약 50명), 영국(약 30~50명)과 비교해 큰 격차가 있다.
  • 재택의료 참여: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참여한 의원은 2023년 9월 기준 1,007개로 전체 의원의 약 2.8%에 해당한다.
  • 요양·의료 연계 미흡: 1등급 장기요양수급자의 방문간호 이용률은 3%대에 머무르고 있다.
  • 예산 증액: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관련 예산을 기존 777억원에서 1,771억원으로 늘렸다.
  • 정보연계 한계: 정부가 구축 중인 통합지원정보시스템(행복e음)은 민간 의료기관의 직접 접근이 제한돼 실시간 정보공유에 제약이 있다.

사건 배경

우리나라는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함에 따라 기존의 병원·시설 중심 돌봄 체계만으로는 증가하는 고령층의 복합적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정부는 지역 기반의 통합돌봄을 통해 예방적 일상지원부터 의료적 중재, 장기요양까지 연속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 전환을 목표로 법 제정과 시행을 추진해 왔다. 통합돌봄은 대상자 발굴·욕구조사·종합판정·개인별 지원계획 수립과 같은 업무가 지자체에 주어지는 데다, 행정·의료·요양 각 영역의 협업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지방별 행정역량·재정력·의료기관 인프라가 달라 전국 균질한 서비스 제공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과거 유사 사업들은 명칭과 운영 주체가 제각각이라 중복과 분절을 낳았고, 이를 정리하지 않은 채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 오히려 행정비용만 늘고 현장 체감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재택의료 중심 설계는 의료서비스 참여 확대를 전제로 하지만, 참여 의료기관 수·지역별 편차, 민간의료기관과 행정정보 시스템 간 연계 한계 등 실행 기반의 취약점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전문가들은 제도를 ‘전면 시행’하기보다 선행 인프라를 보완해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요 사건

정부는 복지부 발표와 함께 3월 27일 법 시행을 예고했고, 이를 위해 국회는 관련 예산을 증액했다. 복지부 집계로는 229개 시·군·구 중 194곳이 기반조성 완료를 보고했지만, 현장 취재와 지방 사례에서는 준비 수준의 편차가 크다. 일부 도서·산간 지역에서는 서비스 연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으며, 특정 지자체에서는 인력 채용 실적을 둘러싼 집계 방식의 문제도 확인됐다.

현장의 인력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복지부 연구용역은 추가로 1만3,000명 이상의 사회복지 인력이 필요하다고 봤으나 현재 전담 인력은 채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통합돌봄 전담자로 표기되었지만 기존 업무와 겸임하는 사례가 많아 실질적 가동 여력은 더욱 낮은 상황이다. 한 지역 통합돌봄 담당자는 신규 채용이 연내나 하반기나 가능할 것이라고 익명으로 전했다.

재택의료 주축인 방문진료 시범사업 참여율도 낮다. 2023년 9월 기준 참여 의원은 1,007개로 전체의 약 2.8%에 불과하고, 지역별 편차가 두드러진다. 수도권 일부 지역은 재택의료센터 지정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경북 등 일부 권역은 시·군당 평균 1곳 수준에 그친다. 요양영역에서 방문간호가 의료적 개입을 충분히 대체하지 못하는 현실도 드러났다.

분석 및 의미

첫째, 통합돌봄은 제도의 설계 의도대로 ‘연계’가 핵심이다. 법은 의료·요양·돌봄의 연계를 명시하지만, 실무상 각 사업은 서로 다른 회계·기금·전달체계에 의해 운용돼 물리적·행정적 분절이 발생한다. 분절된 구조에서 단순히 예산만 증액하면 중복비용과 비효율이 늘어날 소지가 크다.

둘째, 인력의 질·양 모두 보완이 시급하다. 현재 국내 전문 돌봄인력 1인당 담당자는 200~500명 수준으로 파악되며, 이는 일본(약 50명)·영국(약 30~50명)과 비교해 현저히 높은 부담이다. 인력 부족은 서비스 이용률 저조(예: 1등급 장기요양수급자의 방문간호 이용률 3%대)를 야기하고, 이는 곧 의료와 요양의 유기적 결합 실패로 이어진다.

셋째, 정보체계와 의료기관의 참여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가 구축 중인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은 민간 의료기관의 직접 접근이 어렵고, 행정 등록 절차를 거쳐야만 의료서비스 이력이 반영되는 구조다. 실시간 정보공유가 막히면 현장 조정 능력이 떨어지고 응급상황 대응력도 약화된다.

마지막으로 재정구조 개편 없이는 지속가능성이 낮다. 이번 예산 증액은 단기적 보강이지만, 사업의 정착을 위해선 중복사업 정리와 함께 안정적 기금·지속 재원 마련 방안이 법제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비교 및 데이터

국가/지표 전문돌봄인력 1인당 담당 수(대략)
대한민국 200 ~ 500명
일본 약 50명
영국 약 30 ~ 50명
국내외 전문 돌봄인력 1인당 담당자 수 비교(자료: 복지부·학계 자료 종합)

위 표는 국내와 일본·영국의 인력 부담 차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국내 수치는 지자체와 기관 유형에 따라 편차가 크고, 일본·영국의 수치도 제도·업무 범위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격한 격차는 인력 확충과 업무 재설계의 시급성을 시사한다.

반응 및 인용

정부 측은 법 시행을 통해 지역 중심의 돌봄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복지부 장관은 제도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병원에 오래 입원하지 않아도 집에서 진료와 돌봄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통합돌봄의 목표입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1월 발언)

현장 전문가들은 장기적 성공을 위해선 기반 조건의 선행을 요구했다. 사회복지행정 현장 대표는 인력 부족을 직접적 문제로 지적했다.

통합돌봄의 방향성은 의미 있지만 담당인력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국내 전문 돌봄 인력은 1인당 200~500명을 담당해 현실적 운영에 큰 제약이 있습니다.

이용규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회장(현직 사회복지직 공무원 모임)

지방자치단체 측은 재원·권한 이양의 실효성을 강조했다.

지자체가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재정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분권형 운영체계가 중요합니다. 예산 증액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김이배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

불확실한 부분

  • 일부 지자체의 인력 집계 방식: 취재에서 지적된 일부 지자체의 인력 집계·운용 방식(기존 인력 포함 여부 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예산의 지속성: 이번 예산 증액이 향후에도 동일 규모로 유지될지 여부는 각 지자체의 재정 상황과 중앙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민간 의료기관 참여 확대 여부: 재택의료 및 재가서비스에 민간의료기관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참여할지는 보상체계 개선과 정보시스템 접근성 개선에 달려 있다.

총평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에 정책적 전환을 요구하는 중요한 변화다. 법은 돌봄의 연계를 제도적으로 명시했지만, 실질적 성공은 지자체의 행정역량, 전문 인력의 공급, 의료기관의 참여, 정보시스템의 개방성, 그리고 안정적 재원 마련이라는 다섯 가지 기반이 동시에 충족될 때 가능하다.

당장은 예산 증액과 법 시행이라는 가시적 조치가 마련됐지만, 현장에선 인력과 전달체계의 부족, 정보 단절, 그리고 제도 간 중복 문제가 남아 있어 제도의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추가적인 구조개선과 단계적 보완이 필요하다. 향후 정책의 지속가능성은 단기적 예산 투입을 넘어 중장기적 기금 마련과 전달체계 개편, 그리고 지역별 보정 장치 마련에 달려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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