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따뜻한 부검’을 해서 세포를 떼어내고 배양하나? – 프레시안

핵심 요약

연세대학교 의대 오지원 교수팀은 사망 직후(보통 6시간 이내) 진행하는 이른바 ‘따뜻한 부검(warm autopsy)’으로 신체 각지에서 살아 있는 세포를 떼어내 단일 세포 클론으로 키워(Clonal expansion) 유전체를 정밀 분석한다. 이 방법으로 체세포 모자이크(somatic mosaicism)를 추적해 한 사람의 세포들이 어떤 조상 세포에서 기원했는지를 역추적한다. 오 교수팀은 단일 세포 클론 확장과 대량 샘플링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었으며, SMaHT 프로젝트와 다수 네이처 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해 관련 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핵심 사실

  • 따뜻한 부검은 보통 사망 6시간 이내에 실시하며, 사망 직후 조직·장기에서 살아 있는 세포를 채취한다.
  • 단일 세포를 클론으로 확장해 10만~100만개 규모의 동질 클론을 얻는 데는 보통 3~6개월이 걸린다.
  • 2021년 네이처 논문에서 오지원 교수팀은 7명의 기증자에서 총 374개 클론을 확장했고, 이 중 334개를 최종 분석에 사용했다.
  • 한 사람 기준으로는 과거 최대 126개 클론을 얻어낸 사례가 보고되었고, 현재는 전신 좌표를 정해 4,000곳에서 조직을 떼어 훨씬 많은 클론을 확보하고 있다.
  • SMaHT(Somatic Mosaicism across Human Tissues) 네트워크는 2023–2028년 프로젝트로, 총 연구비 규모는 약 1억4,000만 달러(약 140M USD)이다.
  • 체세포 모자이크는 수정란 분열과정의 복제 오류 및 환경 유래 DNA 손상으로 발생하며, 이를 통해 발생 단계·노화·암 등 다양한 생물학적 사건을 역추적할 수 있다.
  • 오 교수는 “클론 확장”을 통한 wet-data 생산 능력이 상대적으로 드물어 자신의 그룹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다고 평가했다.

사건 배경

전통적으로 한 개인의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체를 갖는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연구는 체세포 모자이크가 보편적임을 보여 과거 교과서 설명을 수정할 필요를 제기했다. 수정란이 분열하면서 각 분열 과정에서 미세한 돌연변이가 축적되고, 환경적 DNA 손상도 추가되어 성체의 다양한 세포 집단이 서로 다른 유전체 서명을 갖게 된다. 이런 돌연변이의 분포와 발생 시점을 재구성하면 배아 발생 초기의 계보(lineage)를 거꾸로 추적할 수 있다.

직접적인 배아 조작은 윤리적·규제적 제약이 있어 사람 배아 연구는 ’14일 규정’ 등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오지원 교수 등 일부 연구자는 죽은 사람의 신체에서 시작해 발생 초기로 올라가는 ‘무덤에서 요람으로(grave-to-cradle)’ 방식으로 계보 추적 문제를 풀고 있다. 이 접근은 생쥐 등 모델동물에서의 전형적 실험 방향과 정반대이며, 인간 연구에서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사건

오 교수팀의 핵심 역량은 현장에서 신속히 조직을 채취해 단일 세포를 분리한 뒤 오가노이드나 플레이트 배양을 통해 각 세포를 클론 집단으로 확장하는 기술이다. 조직 채취 후 손톱 크기의 시료를 배양해 현미경으로 단일 세포를 확인한 뒤 각각을 웰에 분주하여 증식시키면, 성공한 클론은 수만에서 수십만 개 규모로 자란다. 이 과정의 성공률을 고려하면 100개의 단일 세포 클론을 얻으려면 수백에서 천 곳의 시료가 필요하다.

오 교수는 2016년부터 해당 연구를 본격화했고, 2021년 네이처에 공동 교신저자로 보고한 논문은 포스트모템 시료로 인간 세포의 계보를 추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후 국제 네트워크가 확장되며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어연구소, 미국의 예일·메이요 클리닉 그룹 등과 협력·분업 구조가 발전했다. 최근에는 SMaHT 네트워크의 마커 페이퍼와 글로벌 협업을 통해 표준화된 접근과 대규모 데이터 축적이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는 응급 시신 이송, 해부실 확보, 분자생물학적 시료 보존·처리 능력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오 교수는 해부학과 분자생물학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드문 인력으로, 이 융합형 능력이 현장 성공의 열쇠라고 설명한다.

분석 및 의미

이 연구는 세포 계보 정보가 단순한 발생학 질문을 넘어 여러 분야에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발생학적 관점에서 수정란 초기 분열이 성체에서 관찰되는 조직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밝힘으로써 배아 발달의 핵심 시점을 재정의할 수 있다. 예컨대 A·B 두 세포의 기여 비대칭성(평균 약 66:33이라는 관측)은 개체 간 변이를 시사하며, 특정 조직들이 어느 시점의 분열에서 기원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

둘째, 질병 연구에서 체세포 돌연변이의 공간적 분포와 발생 시기를 알면 암 발생의 초기 단계나 인간 노화의 분자적 궤적을 더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단일 세포 클론을 통한 고해상도 서열 데이터는 드문 돌연변이 신호를 잡아내는 데 유리하다. 셋째, 대규모 표본·좌표 기반의 지도(Atlas)가 마련되면 임상·역학 연구와의 연계가 쉬워져 질병 연관 돌연변이의 지역적 특성(예: 특정 조직에서의 취약성)도 규명될 수 있다.

다만 기술·윤리적 난제도 남아 있다. 기술적으로는 클론 확장 성공률, 장기간 배양으로 인한 인공적 변이, 표본 대표성(기증자 수·연령·환경 다양성) 문제가 있고, 윤리적으로는 포스트모템 시료 이용의 동의 체계와 민감한 유전체 정보의 관리가 중요하다. 정책·윤리 가이드라인과 투명한 공개·데이터 거버넌스가 병행되어야 한다.

비교 및 데이터

연도/연구 주요 성과 샘플·클론 수
2014 (Stratton 등, 마우스) 마우스에서 전장유전체 기반 계보 추적 개념 제시 모델동물 기반
2021 (오지원 등, Nature) 포스트모템 인간 시료로 계보 추적 실증 7명 기증자, 총 374개 클론(분석 334개); 최대 1인당 126개
현재 (SMaHT 등) 전신 좌표 기반 대규모 샘플링·표준지도 구축 좌표 4,000곳 목표, 수백~수천 클론 확보 진행

위 표는 주요 이정표를 비교해 보여준다. 마우스 실험에서 출발한 개념이 포스트모템 인체 연구로 넘어오며 wet lab 기반의 클론 확장 기술과 전산분석이 결합되어 확장되었다. 현재 연구는 표본 수를 크게 늘려 통계적 신뢰도를 높이는 단계에 있다.

반응 및 인용

오 교수의 말과 프로젝트 소개는 연구의 목표와 방법론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이다. 다음 인용구들은 발언의 맥락을 요약한다.

“이 ‘클론 확장’을 우리 팀이 잘한다. 아주 잘 한다. 세계에서 제일 경쟁력 있는 것 같다.”

오지원 연세대 의대 교수(인터뷰 발언)

이 발언은 오 교수 스스로의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클론 확장 능력이 팀의 핵심 경쟁력임을 강조한다. 다만 이는 연구자의 평가이므로 독립적 검증이 필요하다.

“SMaHT는 건강한 사람 몸의 체세포 모자이크 현상을 보여주는 표준적이고 종합적인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SMaHT 네트워크(프로젝트 소개)

네트워크의 공식 목표 진술은 데이터 공유·표준화와 대규모 협업의 필요성을 분명히 한다. 마커 페이퍼 출판은 이런 협업의 출사표 역할을 한다.

“한 개 세포를 10만 개에서 100만 개 클론들로 키운다. 클론을 만드는 데는 3~6개월 걸린다.”

오지원 연세대 의대 교수(연구 설명)

이 기술적 설명은 실험의 시간·자원 소모와 배양의 규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클론의 수가 많은 이유는 드문 돌연변이 신호를 통계적으로 검출하기 위함이다.

불확실한 부분

  • 오 교수의 “세계에서 제일 경쟁력”이라는 평가는 연구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독립적 비교·정량적 근거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 배아 발생의 정확한 시점(예: 오른쪽-왼쪽 결정 시기, 태반·태아 분화 시점)에 대한 결론은 표본 수 증가에 따라 수정되고 있어 완전 확정되지는 않았다.
  • 대규모 좌표 기반 샘플링(4,000곳)에서 관찰되는 결과의 대표성은 기증자의 연령·환경·유전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총평

오지원 교수팀의 ‘무덤에서 요람으로’ 접근은 인간 발생학과 질병 연구에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단일 세포 클론 확장이라는 고난도 wet-lab 기술과 전산분석의 결합은 체세포 모자이크의 지도를 정밀화해 발생 단계·조직별 기원에 관한 기존 논의를 재구성할 잠재력이 있다.

향후 관건은 표본 다양성 확보, 배양·시퀀싱 과정에서의 인공 변이 통제, 그리고 데이터의 투명한 공유와 윤리적 거버넌스이다. SMaHT와 같은 대규모 협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교과서적 개념의 변화와 임상적 응용(암·노화·유전병 연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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